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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 <성가대 지휘자를 보면서>

해술이 0 774
성가대 지휘자를 보면서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김 희 경

그녀가 손짓을 하면
성가대는 일제히 일어서고
눈짓을 하면
우리들은 호흡을 맞춘다.

그런 그녀가
저쪽을 가리키면
테너 음이 산처럼 우람하게
어깨를 벌리고

그녀가 또 한 번
이쪽을 가리키면
소프라노가 애교 있게 한바탕 웃음을 터트려
요염한 앨토는 수줍어 사알짝 고개를 들어
베이스의 안내를 받아
우리도 잔잔한 물가에 발을 담근다.

이처럼 혹,
누군가의 지휘에
얼어붙었던 땅에서
새싹들이 움트고

또 그 누군가의 지휘에 따라
산과 들에선
여러 모양의 꽃들이
저마다의 색깔들을 뽐내며
피어나는 것은 아닐까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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